본문 바로가기

Football/레알 마드리드

단상+QnA

레매에다가 샤흐타르 전 리뷰를 남기겠다 말씀을 드렸었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 벌써 12월이 되었고 샤흐타르 전 얘기는 쉰 떡밥이 되어버렸네요. 기다리셨던 분들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바쁘단 핑계로 팽개쳐둔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 상황을 벌려놓은 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맘같이 되질 않네요. 라이브는 꿈도 못꾸고 일주일에 두 게임씩 치르니 경기 따라가는 것도 버겁더군요. 공부해야 할 때 공부 대신 밥벌이도 못할 축구에 인생을 갈아넣은 업보가 이렇게 오나 봅니다.

 

 

조금 짬을 내서 글을 적긴 하지만 당분간은 디테일한 경기 리뷰나 딥한 글은 좀 어려울 것 같고, 경기 보면서 얘기할 만한 거리가 생각나면 가벼운 단상 위주로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제 의견이 궁금하신 사안이 있으시면 이 글이든 앞으로 올라올 글이든 댓글로 질문 남겨주시면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 남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근래 이팀 이외에 다른 팀들 경기는 거의 못봐서 최근 트렌드에 대한 답변은 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런 거라도 열심히 해야 찾아주시는 분들이랑 꾸준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야매로라도 소통 창구를 열어놓는 게 저도 더 편할 것 같고요. 블로그라고 열어놓곤 허구한 날 팽개쳐둔 주제에 이런 얘기 하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 축구보고 떠드는 거 참 좋아하거든요. 그러니 부담 갖지 마시고 편하게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크카모

 

건강만 하세요

 

시즌 초반 경기들과 최근 경기들을 비교할 때 달라진 점 중 하나가 후방에서 볼을 끌어올릴 때 볼의 방향을 우측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주된 이유는 비니시우스에게 집중되는 상대 수비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스쿼드 구성에선 왼쪽에 추가적인 인원을 투자하거나 좌측면에 힘을 더해줄 수 있는 인원 배치가 불가능하니까 우측면으로 공을 전진시키면서 상대 수비가 비니시우스만 붙잡고 늘어지는 걸 끌어내겠다는 거죠.

 

 

크카모, 특히 모드리치의 주전 기용은 이러한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종적 영향력은 나날이 박살나고 있지만 중앙↔측면 양 방향을 아우르는 이해도는 아직도 훌륭하고 예전처럼 돌아나가면서 속도를 붙여 돌파를 시도하거나 하진 못해도 그런 과정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도 여전히 많습니다. 수비 시선 끌렸다 싶으면 미드필드 위쪽에서도 비니시우스 쪽으로 한번에 때려넣는 패스를 곧잘 해내기도 하고 제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얘기해왔던 측면으로 볼이 나가는 과정이나 타이밍에 있어서도 큰 고민할 필요 없이 선수 개인역량으로 해결이 되니 감독 입장에선 이보다 더 편할 수가 없죠. 어차피 다이나미즘은 측면이 제공하니까요. 비니야 말할 것도 없고 호드리구나 아센시오도 뛰어다니는 건 근 두어 시즌 라이트 윙 중 가장 나은 수준.

 

 

더불어 주구장창 크카모를 쓰는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템포 조절을 통한 체력 안배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올시즌 경기를 꾸준히 챙겨보신 분들은 많이들 느끼셨겠지만 골키퍼를 2명만 등록하고도 25인 꽉꽉 채워놓은 스쿼드임에도 불구하고 안첼로티의 실질적인 스쿼드 운용은 굉장히 빡빡합니다. 베스트 일레븐을 제외하면 제가 볼 때 안첼로티의 신임을 받는 선수들은 나초, 바스케스, 카마빙가, 발베르데, 아센시오가 다입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이 주축 선수들의 최소한의 체력 안배를 위한 가비지 타임용 이상은 못되는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고 주축들과의 수준 차이를 고려하면 좀 빡빡해보이긴 해도 납득하지 못할 처사는 아닙니다. 주전들 관리해야 한다고 아자르, 마리아노, 마르셀루같은 선수들 기용 빈도를 늘려야 한다는 말씀을 하실 분들은 안 계실 테니까요.

 

 

그러나, 어쨌든 시즌을 운용하는 데 있어 16명은 너무 적고, 신뢰받지 못하는 선수들 중 근래의 요비치처럼 본인 가치를 입증해가는 선수들이 시즌 치르는 동안 나온다고 해도 최소한의 기대치 충족 이상의 수준을 보여줄 선수는 없을 거고 나와도 많지도 않을 거에요. 물론 그렇다고 손 놓을 수는 없는 거고 꾸준히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하지만 결국 핵심은 주전급 선수들을 최대한 아끼는 거고 크로스와 모드리치의 볼 통제력은 이에 대한 해답으로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필드의 넓은 영역에서 이를 행사할 수는 없지만 아군 진영에 한해서는 상대의 방해를 뿌리치고 팀 차원에서 볼을 소유할 수 있게끔 만들 수 있고 이게 가능할 때마다 팀은 앞으로 달려나갈지 볼을 돌리면서 쉴지를 안전한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한 비니-벤제마나 알라바-밀리탕 조합의 스프린트 빈도와 커버 범위를 경기 중에 스스로 조율할 수 있다는 거죠. 횡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야 발베르데나 카마빙가도 나름의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이런 템포 조절과 운영적 측면에 있어서는 모드리치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비니시우스 경기별 볼 운반 지표. 빨간색 - 크카모 이전/파란색 - 크카모 이후/검정색 - 소시에다드 전 기록. Carries - 볼 운반 횟수/TotDist - 볼 운반 거리/PrgDist - 볼 전진 거리
벤제마 경기별 볼 터치 지표. 빨간색 - 크카모 이전/파란색 - 크카모 이후. Targ - 선수에게 향한 패스 횟수 Rec - 받은 패스 횟수 Rec% - 향한 패스 대비 받은 패스 비율

 

위의 지표를 보시면 둘다 아래쪽에서의 플레이 지표, 즉 볼 운반 거리와 어태킹 서드 아래쪽에서의 터치 빈도가 크카모 이전과 이후에서 차이가 드러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니시우스의 경우 아예 주저앉는 팀을 상대했던 몇몇 경기를 제외하면 볼 운반 거리가 서서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벤제마는 크카모 이전과 이후 간 볼터치 빈도 차이가 비니시우스보다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시즌 초반 지표를 보면 어태킹 서드 안쪽과 그 아래쪽 간 터치 비중이 거의 1:1에 육박하는 수준인데 크카모가 정착한 이후로는 그 비중이 2:1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면서도 Receiving 항목을 보면, 본인에게 오는 볼을 받아내는 빈도는 오히려 올라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볼의 질이 좋아지니까 굳이 내려가지 않아도 높은 지역에서 볼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물론 넓은 범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대체로 팀에 좋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들의 활동 영역이 점차 줄어든다는 건 이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지표와 관계없이 실제로도 이들의 퍼포먼스가 서서히 내려오는 추세이긴 했지만(벤제마는 아예 부러졌고), 그럼에도 이 둘이 최근 경기들까지 꾸준히 성과를 내온 걸 보면 관리와 저점 유지라는 측면에서 크카모 기용은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걸 방증할 예시로 소시에다드 전에서 벤제마가 나가면서 크-모-벤으로 이어지는 축이 무너지니까 비니시우스의 볼 운반 거리가 급격히 늘어났고 다음 경기인 인테르 전에서 그 여파가 바로 드러난 걸 들 수 있겠죠.

 

 

물론 안첼로티도 크카모에 너무 오랜 기간 의존하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거에요. 모드리치를 쓰면서 핵심 자원들에 대한 관리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모드리치의 뒤치닥거리까지 해야 하는 카세미루나 카르바할 같은 자원들이 점차 갈려나가는 중이거든요. 특히나 카르바할의 경우 교체도 종종 해주고 빡센 5연전 중 빌바오 전에서 아예 휴식을 챙겨주는 등 안첼로티가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는데 부상 위험이 적은 선수가 아닌 만큼 너무 오랜 기간 부하를 줄 수는 없어요.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탑 레벨 팀을 상대할 때의 다이나미즘 결여에 대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고요. 다가올 경기들에 대비해서 변화를 줘야 하는 건 맞는데 그럼에도 조금 여유롭게 지켜봐도 되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차피 미래를 보고 오래 볼 생각으로 데려온 감독은 아니고 한두 시즌 전의 옆동네처럼 주축 노장 선수들이 더 늙기 전에 윈나우로 쥐어짜내고 뽕을 뽑아야 할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에요. 팀의 로드맵은 음바페가 합류할 게 유력한 다음 시즌, 혹은 크로스와 모드리치가 물러나고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시작될 다다음 시즌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동안 팀이 무너지지 않게 기틀을 잡고 적당히 성적을 유지한다는 것 정도에 기대치를 두고 안첼로티를 바라보면 곧잘 하고 있는 셈이거든요. 미래를 대비해서 데려온 감독이 이렇게 타협하고 안주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면 크게 문제삼을 일이지만 구단도 본인도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잘 알 테고 베테랑들에 팀을 맞추면서도 비니시우스나 밀리탕 같은 성과도 내고 있고요. 본인의 플랜이 가지고 올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한 대비도 나름대로 신경쓰는 모습도 보이고 그 와중에서도 쳐내야 할 자원들은 철저하게 외면하는 걸 보면 자신의 역할과 분수에 대한 자각을 잘 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변화를 줄 시기가 언제쯤일까 하면, 벤제마도 다치고 했으니 당장은 아닐 테고 하반기 들어가서 챔스 토너먼트가 시작되기 전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틀레티코까지 잡아내고 전반기 별 변수없이 잘 마무리하면 리가 경쟁팀들과의 격차가 거의 2~3게임 이상 벌어질 텐데 그정도면 변화를 위한 실험을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차이입니다. 그 기간동안의 일정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편이고요. 어찌 보면 현실과 타협하며 낸 결과로 미래를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이 시간을 잘 써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면, 대진을 좀 보긴 해야겠지만 지난 시즌처럼 쥐어짜지 않고도 기대치 이상의 높은 곳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겁니다. 적어도 리가 정도는 편안하게 확보할 수준은 될 거에요. 만약 크카모 이상의 조합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한다거나 혹은 편한 맛에 너무 길들여져서 변화를 시도할 생각조차 않는다면? 그럼 모가지 날아가는 시간만 빨라지는 거죠 뭐. 여기 합류하고서부터의 과정을 보면 그정도로 무능력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커리어 내내 미드필드 조합 짜내는 걸로는 일가견이 있던 사람이니까 괜찮은 구성을 만들어낼 거라고 믿어요.

 

 

 

 

수비

 

 

최근의 무패가도에서 수비의 공헌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겁니다. 풀백들도 상수로서 기대에 잘 부응해주고 있지만 가장 놀라운 건 센터백들의 활약상입니다. 전문 센터백이 아니라는 의심을 벗고 수비진의 리더로서 라모스의 공백을 잘 메워주는 알라바와 지난 시즌 후반기보다도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든 밀리탕이 확고하게 주전 자리를 지켜주면서 몇년간 주전을 차지하던 둘이 한번에 나갔음에도 큰 혼란 없이 팀의 안정감을 끌어올려줬죠. 둘의 호흡도 굉장히 빨리 맞춘 편이고요. 같은 언어권 출신도 아니고 프리시즌이 길었던 것도 아닌데 합 관련 트러블이 기이할 정도로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별개로, 개인적으론 수비진의 레벨 자체는 이전에 비해 떨어지긴 했다는 생각이 꾸준히 들긴 합니다. 둘의 궁합이나 활약상은 충분히 좋지만 팀 차원에서 센터백 듀오가 제공할 수 있는 이점들은 좀 줄어들긴 했어요. 가장 큰 원인은 알라바-밀리탕이 라모스-바란에 비해 능력치가 편중된 편이라는 거죠. 그래서 역할 분배가 좀 극단적으로 이뤄집니다. 라모스-바란도 역할 분배는 꽤 뚜렷한 편이었지만 상황이나 상대 대응에 따라 이걸 바꿔야 할 때 꽤 자연스러운 역할 변화가 가능했는데 알라바-밀리탕은 이게 좀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커버 범위 자체도 밀리탕이 훨씬 더 가져가는데 피지컬이 뛰어난 상대를 만나면 밀리탕이 경기 내내 전담으로 붙어야만 하고 공중볼 경합에 있어서도 밀리탕 의존도가 상당히 높죠. 그래서 이냐키 윌리엄스를 알라바에 붙여버렸던 빌바오 전 후반전의 경우 상대가 별 거 안하는 것 같은데도 게임이 되게 빡세졌던 거고요. 반면 공간 이해도에 기반한 커버 플레이나 볼 플레잉 관련해서는 밀리탕이 알라바에 반쯤 업혀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볼 플레잉에 있어 밀리탕은 편하게 정면을 바라보면서 전방이나 대각선으로 뻥 내지르는 데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에 반해 측면이나 아군 골대 방향으로 몸이 향할 때나 상대가 주변 선택지를 줄였을 때의 볼 처리가 꽤나 불안해집니다. 전임자인 바란도 이런 기질이 있었지만 기본기가 꽤 좋고 양발 활용이 가능해서 본인에게 포커스가 확 몰리는 상황이 아니면 잘 극복하던 편이었는데 밀리탕은 이게 좀 더 극단적으로 드러납니다. 가령 세비야 전의 경우, 좋은 킥으로 골에 관여하던 장면들도 있었지만 상대가 측면으로 몰아가는 압박을 구사하니까 책임전가식 패스를 남발하기도 했죠. 패스미스 빈도가 높은 건 아니었지만 받을 선수들의 몸 방향이나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공을 넘기는 데 주력하니까 받는 선수들은 몸을 돌려서 볼을 받거나 상대가 앞에 있는데 그 방향으로 볼을 잡아놔야만 하는 상황에 자주 노출됐고 그게 반복이 되니까 우측면은 상대에게 찍어눌렸습니다. 그 경기 카르바할이 욕 많이 먹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억울까진 아니어도 카르바할 본인에겐 고충이 되게 많았던 경기이긴 했어요.

 

 

그래서 저는 시즌 초와 마찬가지로 센터백 영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 각자와 궁합이 모두 괜찮으면서도 스쿼드 구성에서 이 둘에게 몰려 있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클래스를 가진 선수로요. 이 수준의 선수가 보강이 되면 제가 생각하는 알라바 최고의 강점인 극강의 멀티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부가적인 장점도 챙길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에 링크가 짙어지는 뤼디거를 보면, 비록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이 프로필에 꽤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라모스나 알라바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왼발을 꽤 자주 쓰고 스스로의 힘으로 전진이 가능하며 롱볼에 대한 자신감도 상당한 편이죠. 기본적인 후방에서의 빌드업 개념도 잘 탑재되어 있고요.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빠르고 높은데다 힘도 좋고 경합을 굉장히 즐기는 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튀어나가 상대를 찍어누르는 수비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고 백3의 스토퍼로서 주변을 커버하는 움직임도 준수하고요. 투헬 하에서의 1년을 보면 FA 신분인 걸 떠나 전체 매물로 시선을 확장해도 손에 꼽을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올 여름 바란이 매물로 떴을 때 타 팀들의 반응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겠죠.

 

 

물론 리스크가 작은 선수는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부상 문제는 굉장히 큰 리스크입니다. 이미 무릎이 두 번이나 터진 선수고 부상 이력을 보면 잔부상이 없는 선수도 아니죠. 만 스물아홉이란 나이까지 고려하면 한번 더 큰 부상이 터질 경우 급격한 하락세를 탈 확률이 높습니다. 이미 같은 팀에서 넘어온 악성재고를 경험하고 있는 팬들에게 PTSD가 안올 수가 없습니다. 더불어, 이정도 활약상과 기간이면 백3 백4 검증에 대한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을 지 몰라도 급작스레 바뀌는 리그와 수비 환경에 대한 적응 문제는 약간 신경이 쓰일 수 있죠. 빌드업에 능숙하다고는 하지만 본인이 후방 빌드업의 주축이 되어 팀의 빌드업을 리드해본 경험은 없는 걸로 아는데 밀리탕과 합을 맞추게 되면 이런 부분도 불안 요소로 볼 수 있고요. 생각보다 차이가 꽤 큰 편이라. 연봉 문제 관련해서는 제가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고 소문도 중구난방이라 혼란스럽지만 일각에서 나오는 얘기처럼 업계 최상급 대우를 원한다면 그것 또한 고민해볼 여지가 있는 문제가 될 겁니다. 종합하면, 여러모로 매력적인 자원인 건 사실이지만 알라바처럼 FA라고 덥썩 물기엔 리스크도 작지는 않은 매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도들을 보면 1월에 협상 끝낼 생각도 있다는 것 같던데 조금 더 신중하게 지켜보고 결정하는 것도 나쁠 게 없다고 봐요. 어차피 재계약할 생각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은데 지금까지 관계를 잘 진척시켜 놨다면 타 팀에 뺏길 확률이 그리 높지는 않을테니까요.

'Football > 레알 마드리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딜레마 해소?  (4) 2022.02.12
버러지같은 일처리  (7) 2021.12.14
엘 클라시코 단상  (13) 2021.10.27
실험이니까 괜찮다?  (8) 2021.10.12
레프트백 나초  (6) 2021.09.21